미혼여성이 산부인과 가야만 하는 이유
: 여성병은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남\" 의식 말고 검진 받자
#1. 올해 열아홉 살인 박 모양은 아직 초경(初脛)을 하지 않았다. 좀 늦게 하는 아이들도 있다는 주위 어른들의 얘기를 듣고 기다리던 중 대학 입학을 앞두고 병원엘 왔다. 검사 결과 뇌하수체 호르몬 분비 이상으로 인한 ‘무(無)월경’으로 진단됐다. 장기적인 여성호르몬 결핍에 의해 심한 골다공증도 발견됐다.
#2. 평소 생리가 불규칙했던 27세 미혼 여성 이 모 씨는 산부인과에 가는 것이 부담스러워 그냥 지내던 중 얼마 전부터 계속되는 출혈로 병원을 찾았다. 초음파 검사 결과 자궁 내막이 비정상적으로 두꺼웠다. 자궁 내막 조직 검사상 자궁내막암으로 확인했다.
#3. 여고생인 우 모양은 고열과 복통으로 응급실로 왔다. 양쪽나팔관이 상했고, 질 분비물에서는 성병균인 클라미디아가 확인됐다. 우양은 중학생 때부터 성경험이 있었지만 성병의 예방법이나 피임 등에 대해 제대로 교육받은 적이 없었다. 우양의 나팔관은 이미 망가져 있어 향후 임신을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4. 작년부터 유방 발육이 시작된 중학교 1학년 최 모양은 양쪽 유방의 크기가 달라 고민이다. 요새 들어 부쩍 여드름도 많아지고 체중도 많이 늘었다. 친구들은 대부분 초경을 했는데 자신은 언제 할지도 궁금하다. 내 발달 상태는 정상일까, 비정상일까.
이제 미혼 여성이라고 햄서 산부인과에 가는 것을 ‘이상하게’ 보는 시대는 아니다. 하지만 아직도 상당수는 산부인과에 대해 임신, 유산, 성병 등 성적인 이미지만 떠올린다. 이 때문에 여전히 이와 같은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이들은 결혼 전에, 특히 성경험이 없는 경우, 산부인과에 갔을 때 받을 수 있는 오해를 두려워한다. 또한 이러한 선입견에서 자유로운 사람이라도 도대체 어떤 증상이 질병과 관련 있는지를 잘 몰라서 질병을 키우는 경우도 많다.
위 사례의 뇌하수체 이상과 자궁내막암의 경우는 이들이 조기에 산부인과를 찾았다면 예방이 가능한 것들이었다. 만약 세 번째 사례의 여학생이 성병이나 피임에 대해 보다 실질적인 정보를 얻을 기회가 있었다면 임신 기능을 상실하게 될지 모를 골반염 말기 단계까지 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네 번째 사례의 여중생의 경우는 산부인과를 선뜻 찾지 못하는 우리 딸들과 조카들이 흔히 겪는 고민이다.
결국 문제점을 조기에 발견하여 적은 비용으로 보다 쉽게 치료하기 위한 해법을 찾아야 한다. 학교 보건 교육이나 언론 매체를 통한 홍보들이 도움이 되나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 이런 방법으로 모든 국민을 교육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어떤 방법이 좋을까?
가장 바람직한 것은 미혼 여성도 기혼 여성처럼 정기적인 검진을 받도록 하는 것이다.
미국 의학협회에서는 만 11세가 되면 1년에 한 번 정기적인 검진뿐만 아니라 의사가 직접 청소년을 대상으로 성병이 예방법이나 피임에 대한 교육을 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물론 우리 사회가 이런 체계를 갖추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보건 정책이 먼저 수립돼야 한다. 하지만 병원들도 청소년이나 미론여성이 보다 편안하고 사려 깊은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위료 환경을 만들고 이에 대한 전문 의료진도 길러야 한다. 이는 상당한 사회적 비용이 들더라도 우선돼야 할 사안이다. 청소년과 젊은 여성의 건강에 우리나라의 미래가 달려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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